VSCO 구독에 대한 고민으로
아날로그 필터 프리셋을 좀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국내에서는 비슷한 프리셋 앱으로 Analog 시리즈의 앱이나 VSCO에 비해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사용하는 통에 앱스토어의 사진 카테고리 순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구글링을 해보면 해외에선 꽤 유명함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레딧에서는 VSCO와 RNI Films 사이에서 무엇이 더 낫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RNI Films는 VSCO와 마찬가지로 라이트룸 프리셋도 같이 제작한다.
그런데 아날로그 필름 프리셋만을 주 타겟으로 삼아서인지 마케팅이나 인지도면에서는 다소 매니악한 모양새이다.
간단히 유명한 VSCO와 비교를 해보자면…
흑백필름으로 유명한 Ilford사의 필름 프리셋을 동일하게 적용시켜봤는데 아쉽게도 VSCO에는 FP4 필름이 없어서 HP5 필름 하나만을 예로 들어본다. [1]
필름 구현도
이 사진이 원본 사진이다.

VSCO와 RNI films에서 동일하게 Ilford HP5 필터를 적용시켜보면…
VSCO는 fade가 과하게 들어가고 contrast값이 꽤 낮게 들어가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비값은 HP5가 아니라 FP4 필름값에 가깝게 갖다쓴것 같은데…
(실제 HP5 필름은 Medium Contrast군에 속하지만 FP4에 비해 꽤 High contrast를 보여준다.)
아마도 VSCO는 일포드 특유의 부드러운 입자 표현을 fade로 표현하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Fade 값이 일단 들어가면 Fade를 더 증가시키긴 쉬워도 어지간한 편집툴에서 Fade를 감소시키긴 어렵다.)
Ilford 필름 애용자로서의 느낌은 RNI가 더 정확하게 느껴진다.
앱의 기능적 장단점
단점을 먼저 말해보자면
우선 RNI Films는 VSCO에 비해 앱이 좀 단순하고 기능면에서도 부족하다.
일단 편집툴에서 편집시 사진 확대가 안된다. 이에 grain이나 기타 정밀 편집시 느낌(?!)으로 편집해야 한다.
VSCO에 비해 편집툴의 종류가 조금 차이나는데 Border나 피부톤, HSL 이런건 억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으로 즐겨찾기 기능도 없다.
아이패드 버전이 없다. 유니버셜도 아니고 따로 패드버전 앱도 없고 그냥 아이폰 앱만 있다.
앱에 카메라 촬영기능이 없다. 사진은 기본카메라로 찍고 이 앱은 오직 편집만 한다. 이는 기본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는 이들에겐 단점이 아닐 수 있다.
장점
우선 가장 중요한 필름 구현 충실도가 높다. 이는 개인적인 느낌이며 실제 해외포럼에서도 종종 이와 관련하여 언급되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부분이라 한번 사용해보시고 직접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사진 편집 과정이 매우 간결하다. VSCO의 경우 사진을 편집하려면, 우선 앱 내로 사진을 불러오고, 수정탭을 누르고 프리셋과 편집 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편집이 끝나고 내 카메라롤에 저장하기까지 몇번의 탭이 더 필요하다. [2] 반면 RNI의 경우 사진을 불러오면 바로 편집에 들어가고 편집 후 카메라롤로 저장하기까지의 과정이 비교적 매우 단순합니다.
앱 구동이 상당히 가볍다. 저널이나 쓸데없는 기능없이 오로지 편집 기능에만 충실하다. 하지만 이건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 있겠다.
편집 툴에 Dust 기능이 있다. 필름 스캔시 먼지 같은걸 표현해주는데 아날로그 느낌 낼 때 Grain과 더불어 잘 쓰면 꽤 그럴듯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1, 2, 3번이 주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VSCO에서 이 앱으로 메인 편집앱을 바꿨다.
앱은 역시 무료이고 인앱으로 추가 필터들이 있다.
추가필터는 각 카테고리에서 총 6개가 더 있다.
- Negative 2개
- Slide
- Intant
- BW
- Vintage
이 중 Slide 카테고리 내의 추가필터는 SNS 공유로서 Unlock된다.
각 카테고리 내에 무료 필터가 꽤 많으니 직접 사용해보고 추가필터를 구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단점은 추가필터의 효과를 미리 경험해볼 수 없다는 부분에서 좀 아쉬웠다.
하지만 언락해서 사용해본 결과 나는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이 앱의 프리셋은 엄청 예쁜 프리셋을 파는 것이 아니다.
실제 아날로그 필름의 효과를 구현하기 위한 프리셋 용도이다.
따라서 구입시, 예쁘게 보이는 것과는 별도로 고민을 해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iOS 앱만 지원하며 Android 앱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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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추가한다면,
HP5는 풍부한 계조와 높은 노출포용도가 특징이고, FP4는 매우 고운 입자와 높은 선예도가 특징이다. ↩ -
참고로 나는 개인적으로 이 방식이 너무 불편했다. 포토샾처럼 자체적으로 편집 내역을 보존하려고 이런 방식을 쓰는것 같은데, 특히 사진앱의 사진과는 별도로 VSCO 앱 내에서의 사진이 따로 쌓이다 보니 관리면에서 번거롭다. 게다가 폰에서의 사진 편집은 간단히 빠르게 하는걸 선호하는데 이 과정이 오래 걸리면 자연히 보정작업을 미루게 되고 그러다보면 나중에 보정할 사진이 쌓이다보니 아예 건들지도 않게 되던 경험이 많아서이다. ↩